식품용기의 재탄생, 탈플라스틱 사회를 향한 도전[기고]
심진기 한국포장학회 회장(한국생산기술연구원
패키징기술센터 소장)
식품용기도 재활용 가능해져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중요
플라스틱 1t을 생산하는 데에 2t의 석유가 사용되며, 5t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한다. 또 플라스틱이 자연에서 분해되는 데에는 45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배달음식 용기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일회용 식품용기의 재활용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탈(脫)플라스틱’ 정책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플라스틱 소재 중 페트병 제조에 사용되는 재활용 소재의 비율을 25%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기타 모든 플라스틱병 제조에 사용되는 재활용 소재 비율을 30% 이상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도 유사한 재활용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식음료 기업들도 재활용 식품용기의 사용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그동안 식품용 플라스틱은 안전 및 위생상의 문제로 재활용이 제한되어 왔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환경부가 문제 해결을 위한 기준을 적극 마련하면서 재활용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매년 10만 t 이상의 고품질 재생 페트가 식품용기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용기 재활용은 크게 화학적 재생과 물리적 재생으로 구분된다.
화학적 재생은 사용한 식품용기를 회수해 가열과 화학반응 등을 통해 분해하거나 정제해 새로운 식품용기로 만드는 방식이다.
물리적 재생은 회수된 식품용기를 분쇄, 세척, 건조, 오염물질 제거, 용융 등의 처리를 통해 새로운 식품용기로 만드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화학적 재생을 통한 재활용만 허용이 되었으나, 앞으로는 물리적 재생 과정을 통해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 새로운 식품용기로 재탄생할 수 있다.
이때 식약처가 안전성 확보를 위해 오염 물질이 충분히 안전한 수준까지 제거되었는지 사전에 평가한다.
식품용기의 물리적 재생을 통한 재탄생이 효율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작은 협조가 필요하다.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할 때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고, 라벨을 떼고, 뚜껑을 닫아 배출하면 된다. 올바른 분리수거 문화 조성이 성공적 재활용의 첫 단추인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해 탈플라스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플라스틱 식품용기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늘리는 노력을 통해 지속 발전이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
심진기 한국포장학회 회장(한국생산기술연구원 패키징기술센터 소장)